안녕하세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날마다 소품’입니다. 😊

노란 참외의 달콤한 향기가 도시 곳곳에 은은하게 퍼져나는 경북 성주로 당일치기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마침 성주에서 열린 ‘성주 참외&생명문화축제’ 마지막 날이라 시내 곳곳이 축제 분위기로 활기가 넘치더라고요.

축제장의 활기찬 먹거리와 볼거리 구경은 물론, 수백 년 세월을 묵묵히 버텨온 성밖숲의 웅장한 왕버들 그늘 아래서 힐링 산책을 즐기고, 정겨운 인심이 남아있는 전통시장까지 알차게 둘러본 주말의 기록을 풀어봅니다.

노란 참외 조형물과 푸른 성밖숲이 어우러진 성주참외축제 전경

축제장 주차와 활기찬 거리 풍경

오전에 서둘러 출발해 성주에 도착했는데, 메인 행사장인 성밖숲 주변 도로는 예상대로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임시 셔틀버스를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날 구경도 겸할 겸 성주전통시장 공영주차장으로 향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이미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만차였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성주 시내 중심가 쪽으로 차를 돌렸는데, 다행히 이날은 성주 어울림복합타운을 비롯한 일부 관공서 주차장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는 별도의 주차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었고, 행사장까지는 5월의 햇볕 아래 조금 걸어야 했지만 주차 스트레스를 덜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주차를 마치고 강변 산책로를 따라 성밖숲 행사장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축제 노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각종 생활 잡화부터 지역 특산물,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고소한 주전부리 냄새까지 오감을 자극하더군요. 곳곳에서 흥을 돋우는 각설이 타령 소리가 울려 퍼지고, 아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기구도 마련되어 있어 마을 축제 특유의 푸근하고 시끌벅적한 정겨움이 느껴졌습니다.

모자를 판매하는 노점상

참외 기념품

성주 참외축제장

달콤한 참외 향기와 편리한 현장 택배

행사장 중심인 성밖숲 잔디밭에 들어서니 축제 마지막 날이라 행사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지만, 성밖숲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생각보다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5월 중순치고 햇살이 꽤 따가워서 모자를 챙겨 올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축제장 부스 중 가장 유용했던 곳은 바로 농가에서 갓 수확해 온 참외를 직접 보고 골라 보낼 수 있는 ‘택배 접수 창구’였습니다.

노랗고 빛깔 고운 참외를 꼼꼼히 살펴보고 어른들 댁으로 바로 1박스를 부쳤는데, 무거운 상자를 낑낑거리며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가벼운 손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참 고마운 시스템이었습니다.

대형 풍선 참외 캐릭터

참외를 활용한 장식

참외 택배 부스

수백 년 세월의 위로, 성밖숲 왕버들 아래서

시끌벅적한 축제 천막을 지나 바로 곁에 자리한 천연기념물 ‘성주 경산리 성밖숲’ 그늘 안으로 발을 디뎠습니다.

숲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뙤약볕이 차단되면서 서늘하고 부드러운 숲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현장 안내문에 따르면 이곳에는 수령 300~500년으로 알려진 왕버들 52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여러 번 찾아와도 볼 때마다 경외감이 들 만큼 멋진 자태입니다.

오랜 풍파를 이겨내느라 구불구불 굵어진 가지들이 지지대에 몸을 기대고 있으면서도, 가지 끝마다 싱그러운 초록 잎사귀들을 무성하게 틔워낸 모습에서 끈질긴 생명력이 느껴졌습니다.

때마침 강바람이 솔솔 불어오자 왕버들 가지에서 하얀 솜털 같은 꽃씨들이 공중으로 흩날리기 시작했습니다. 푸른 5월의 하늘 아래서 마치 하얀 눈이 소복하게 내리는 듯한 몽환적인 풍경을 마주하니, 걷던 걸음을 멈추고 멍하니 바라보게 되더군요.

왕버들 안내판

오랜 세월을 견뎌낸 신비로운 고목의 자태

거대한 왕버들이 늘어선 성밖숲

안내문을 읽어보니 이 숲은 조선시대에 마을 서문 밖에서 흉사가 잦자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흙을 돋우고 나무를 심었던 비보림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밤나무를 심었다가, 임진왜란 이후 수해를 막고 축축한 땅을 든든하게 다지기 위해 물을 잘 머금는 왕버들을 심은 것이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왕버들 뿌리 주변으로는 초록빛 맥문동 군락이 바닥을 빽빽하게 덮고 있었습니다. 늦여름 8월이 되면 이 바닥 가득 보랏빛 맥문동 꽃이 활짝 피어나 고목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든다고 하니, 보라색 꽃이 피는 시기에 꼭 다시 찾아보고 싶습니다.

성주 성밖 숲 전경

시골 인심이 묻어나는 성주전통시장 오일장

숲 그늘에서 땀을 식힌 뒤, 걸어서 가까운 성주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침 제가 찾은 17일이 2일과 7일에 서는 오일장 날이었습니다.

장날이라 무척 북적일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발길이 성밖숲 축제장 쪽으로 몰렸는지 시장 안쪽은 생각보다 여유로웠습니다. 지붕에 현대식 아케이드가 깔끔하게 씌워져 있어 햇빛을 피해 천천히 둘러보기 좋았습니다.

골목 끝자락을 걷다가 한 과일가게 앞에 멈춰 섰는데, 노란 참외마다 깜찍한 뜨개모자를 씌워두고 익살스러운 눈코입 스티커를 붙여놓은 모습에 피식 웃음이 터졌습니다. 가게 주인의 소박하고 유쾌한 센스가 엿보여 참 정겨웠습니다.

시장 입구 떡집에서 고소한 콩고물을 하나 사 가려 했지만 아쉽게도 오전에 이미 동이 났다고 하더군요. 동네 분들께 여쭤보니 장날에는 호떡과 선짓국을 많이 찾는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콩고물을 사지 못해 아쉬웠는데, 다음번에는 조금 더 일찍 와서 시장 먹거리도 제대로 맛보고 싶습니다.

깔끔하게 정비된 성주전통시장 입구

귀엽게 꾸며진 참외 가게

전통시장 국밥

시장 근처 식당에서 든든하게 점심을 챙겨 먹고, 우리 가족이 집에서 깎아 먹을 싱싱한 참외를 한 아름 사 들고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차갑게 식혀둔 참외를 한 입 베어 무니,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과즙이 입안 가득 번져 하루의 피로가 사르르 풀리는 완벽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성주 당일치기 나들이 안내

  • 성주 성밖숲 (천연기념물):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 446-1 일원 (연중무휴, 무료 개방)
  • 성주전통시장: 경북 성주군 성주읍 시장길 43-1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오일장 운영)
  • 주차 팁: 제가 방문한 2026년 5월 17일에는 성주 어울림복합타운 등 일부 시내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운영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을 권합니다.
  • 추천 시기: 5월 참외축제 기간의 활기찬 분위기도 좋고, 성밖숲 바닥이 보랏빛 꽃으로 뒤덮이는 여름철의 맥문동 개화 시기에도 아주 매력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달콤한 참외의 맛과 수백 년 고목이 건네는 아늑한 쉼을 함께 누리고 온 하루였습니다. 이번에는 축제와 성밖숲, 전통시장을 차례로 둘러봤는데, 하루 동안 서로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맥문동이 피는 계절에 다시 성밖숲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성밖숲 및 성주전통시장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