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생태지구공원에서 꽃구경을 마친 뒤 가까운 영천공설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나들이를 가면 그 지역 전통시장을 한 번쯤 둘러보고 오는 것이 제 여행 습관이기도 합니다.

현대식으로 정비된 영천공설시장 전경

현대식 아케이드로 깔끔하게 단장된 영천 재래시장

시장 입구에 다다르니 예전 시골 장터의 무질서하고 낡은 모습 대신, 비가 와도 끄떡없을 만큼 높은 천장 아케이드 지붕이 씌워진 현대식 시장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졌습니다.

바닥이 잘 포장되어 있고 점포 구획도 정돈되어 있어 시장 안을 걸어 다니기 편했습니다. 다만 제가 방문했던 날은 마침 많은 가게들이 쉬어가는 날이었는지, 셔터를 내려놓은 점포들이 꽤 많아서 장터 특유의 왁자지껄한 인파를 온전히 느끼지는 못해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한적한 골목길을 느긋하게 산책하듯 걸으며 점포 구석구석을 더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골목을 지나며 과일이며 채소, 건어물을 파는 상점들을 둘러보던 중, 구수한 고기 육수 냄새가 코끝을 스치기 시작했습니다.

영천공설시장 입구

시장 내부 풍경

쉬는 날이라 닫힌 점포들

정겨운 시장 골목

구수한 냄새가 이끄는 곳, 영천의 명물 곰탕 골목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곰탕집들이 모여 있는 골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전에 큰 정보 없이 들렀던 터라 시장 안쪽에 이렇게 전문적인 곰탕 가게들이 길게 모여있는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무쇠 가마솥마다 뽀얀 육수가 하얀 김을 뿜으며 펄펄 끓고 있었는데, 그 엄청난 양과 진한 냄새에 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솥 앞을 지키는 상인분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을 보고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더라고요. 골목 입구에 자리한 가게에 들러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을 한우 살코기 곰탕을 넉넉하게 포장 주문했습니다.

포장해 달라고 말씀드리니 고기와 육수를 따로 넉넉하게 담아주셨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돌아서려는데 인심 좋은 사장님께서 건네주신 시원하고 달콤한 살얼음 식혜 한 잔을 마시니, 걷느라 말랐던 목이 시원하게 풀리며 기분이 참 좋아졌습니다.

곰탕을 챙긴 뒤 근처 민속떡집에서 진한 초록빛 쑥떡과 고소한 콩고물도 한 팩 사 들었습니다. 포장을 뜯기도 전부터 쑥 향기가 진하게 풍겨왔는데, 집에 돌아와 쑥떡을 좋아하는 가족에게 건네주니 쫄깃하고 향이 깊다며 연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냄비에 곰탕을 넣고 다시 끓여 밥을 말아 먹었습니다. 국물은 진한 편이었지만 짜다는 느낌은 없었고, 포장할 때 함께 담아준 살코기도 생각보다 넉넉했습니다. 시장에서 바로 먹지 않고 집에서 다시 끓여 먹으니 한 끼 식사로 든든했습니다.다음번 장날에 다시 오게 된다면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소머리 곰탕도 꼭 맛보고 싶어졌습니다.

곰탕 골목 간판

먹음직스러운 한우 곰탕

살코기가 듬뿍 들어간 모습

시원하고 달달한 식혜

영천공설시장 주차 팁과 정기 휴무일 안내

  • 위치: 경북 영천시 시장4길 52 (영천공설시장)
  • 주차 정보: 시장 건물 2층과 3층에 넓은 공영주차타워가 완비되어 있어 주차가 매우 수월합니다. 저는 주차 시설이 이렇게 잘 갖춰져 있는지 모르고 앞서 들렀던 영천생태지구공원에 차를 둔 채 걸어왔는데, 짐이 많거나 어르신을 동반하신다면 시장 주차장으로 바로 진입하시는 편이 훨씬 편리합니다.
  • 휴무일 주의사항: 제가 방문한 날에는 쉬는 점포가 꽤 많았습니다. 시장을 찾기 전 방문하려는 점포의 영업 여부와 장날을 미리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현장 안내문에 따르면 영천공설시장은 매월 1일과 15일을 정기 휴무일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방문 전에는 변경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장날 정보: 영천 오일장은 끝자리가 2일, 7일(2, 7, 12, 17, 22, 27일)일장이 열리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더 활기차고 북적이는 시골 오일장의 정취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장날에 맞춰 들러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봄날의 화사한 꽃구경 뒤에 만난 묵직하고 따스한 곰탕 한 그릇 덕분에 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워진 주말 나들이였습니다. 봄날의 꽃구경 뒤에 들른 시장에서 곰탕과 쑥떡까지 챙겨 오니 하루 나들이가 꽤 알차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에 영천을 다시 찾는다면 이번에는 오일장이 서는 날에 맞춰 시장의 조금 더 활기찬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영천공설시장 찾아가는 길

경북 영천시 시장4길 52